1. 본편 최후반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공백 제외 496자





이제 그에게 주어진 자리는, ‘이 세상’이었다



   중심과 주변이, 사용인과 고용인이, 주인 되는 이와 속인(屬人)된 이가 서야 할 곳은 다르다. 그 위치라는 것은 때에 따라서도, 장소에 따라서도, 그것도 아니면 주인의 기분과 생각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법이었다.

   카네츠구는 제가 있어야 할 곳을 잘 아는 인간이었다. 그는, 두 명쯤은 거뜬히 받아낼 수 있는 소파를 두고서도 구태여 불편하고 딱딱한 의자를 택했고, 보다 중심에서 먼 자리를 골랐다. 그는 늘 중심을 빗겨나 있었다. 언제나 한 폭 뒤에서 걷는 걸음의 자리, 그곳이 카네츠구의 영역이었다. 그의 자리는 항상 상대적이었으며, 또, 종속적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의 자리는 그의 한 폭 앞에 있는 것이다.

   카네츠구는 불명확한 그 ‘자리’의 경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선을 넘어 주인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일이 없었다. 따라서, 그의 영역과 나의 영역은 상보적이면서도, 또한 배타적이었다.

   카네츠구는 그 모든 불문율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에스기 씨……!”


   세계의 ‘주변’으로 물러나는 주인의 영역으로, 그가 섣불리 들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역시 카네츠구는 틀리질 않는군…….”


   카네츠구가 있어야 할 곳은 나의 자리와는 다르기에.

   카네츠구는, 자신의 자리를, 잘 아는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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