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편 완결 이후의 이야기. 본편 최후반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백 제외 1,111자




   우에스기 씨가 떠나신 지 벌써 석 달째입니다.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계십니까? 아니면 내세를 준비하고 계시는가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우에스기 씨는 카네츠구답지 않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우에스기 씨의 삶이 세상에서 없던 것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우에스기 씨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쓰는 중입니다. 나오에 카네츠구는 여전히 우에스기 씨를 위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네츠구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눈앞의 현실은 빠르게 받아들이고, 부질없는 것은 쉽게 체념하고, 그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우에스기 씨에게 돌아갈 손익과 득실을 계산하던 손은, 지금은 당신의 죽음에마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우에스기 씨는 화를 내고 계실까요, 아니면 카네츠구답다며 이해해 주시고 계실까요?

   언제나 여러 가지를 말씀드리던 입장이었건만, 어째서인지 이 글에서는 질문만 많아지는군요. 제가 당신을, 우에스기 씨를 알 수 없게 된 걸까요, 그래서 끊임없이 당신에게 답을 구하는 걸까요.

   ……. 우에스기 씨와의 마지막 날, 전에 없을 만큼 당신과 엇갈리는 일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저는 우에스기 씨의 수족을, 목소리를 대신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우에스기 씨가 던지시는 무언의 말들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판단을 예측하고, 당신이 낼 답을 당신보다 앞서 도출했던, 우에스기 씨와 사고의 궤를 같이했던 유능하고 충실한 부하로서의 자신을 그날 저는 잃어버렸습니다. 그렇기에 우에스기 씨가 마지막에 남기셨던 말씀조차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신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등대 빛을 잃은 선박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식상한 비유지만 말입니다. 등대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잘 돌아가던 뱃머리가 잠시 방향을 놓친 사이, 등 빛은 꺼지고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아갈 곳을 잃은 채 저는 그저 이 망망대해에 떠 있을 뿐입니다. 이 선박이 무너진 등대를 따라 그대로 가라앉는다면, 우에스기 씨는 저를 책망하실 건가요? 기다렸다며 반겨 주시지는 않을는지요. 그마저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우에스기 씨가 마지막까지 믿어 주셨던 카네츠구를 저는 더 이상 믿을 수 없기에, 저는 다만 이 세상에 발만 붙인 채 붕 떠 있을 뿐입니다. 지금은 그저 우에스기 씨가 약속하신 '다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만큼은 잘하는 머리가 우에스기 씨와 함께할 다음이 영영 오지 않을 것임을 끊임없이 각인시키고는 있으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셨던 가게에 갈 날을, 당신과 함께 잔을 나눌 시간을. 우에스기 씨가 제 이름을 불러 주실 순간을. 이 이름이 불렸을 때, 망설임 없이 당신이 계신 곳으로 발을 내디딜 그때를 말입니다.

   당신을 죽여서 살아가는 이 산지옥에서 끌려 내려가 저 아래 나락으로, 당신이 계신 곳 그 옆자리로 돌아갈 그 순간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부디 우에스기 씨와의 떨어짐이 영원한 결별이 아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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